지정학 리스크 속 주식시장, 진짜로 강한가? 겉으로 드러난 회복력 속 진짜 흐름
최근 주식시장은 이란-이스라엘 간의 군사 충돌이라는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단 하루 약세장을 보였음에도, 전반적인 시장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회복력이 아주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로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일까요? 번지는 불안 요소와 강세장을 지속시킨 배경,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중동 리스크: 늘 있었던 지정학적 불안, 이제는 영향력 상실?
2025년 6월 중순,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공습 교환이라는 뉴스가 증시를 자극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중동 지역에서의 전쟁이나 무력 충돌은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줍니다. 특히 세계 원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엔 약간 달라 보였습니다. S&P 500은 일시적으로 1.1% 하락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고작 0.4%의 하락에 그쳤습니다. 즉, 시장은 이 지정학적 이벤트를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셈입니다.
이는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과거와 달리 이러한 리스크를 ‘상시 리스크’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동에서의 분쟁은 드물지 않은 일이 되었고, 실제로 글로벌 공급망 및 원유 흐름에 즉각적인 타격이 없는 이상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브렌트유(BRENT)는 7% 반등했지만, 여전히 지난 2년간의 박스권 하단 근처에 불과한 가격입니다.
2. 시장의 숨은 강세: ‘딥 바잉’과 AI 투자 테마
S&P 500 지수는 작년 15% 이상의 급락 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여왔습니다. 이 회복세의 밑바탕에는 투자자들의 ‘딥 바잉(dip buying, 하락 시 매수)’ 성향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Bespoke Investment Group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하루 하락 후 다음 날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 33년 중 가장 높다고 합니다. 이는 2020년 팬데믹 기간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동력은 AI 투자 열풍입니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및 AI 기술 관련 주식들이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실제 실적 개선을 보여주며 시장의 상승을 이끌고 있습니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AI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기술 섹터 전체에 긍정적 파급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투자자들은 이러한 구조적 성장 테마를 중심으로 시장이 단기 하락보다 중장기 상승을 지향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3. 지정학 리스크보다 더 큰 변수: 떨어진 기대와 긴장감
이러한 강세 흐름 속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바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입니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높은 수준에 도달할 경우 과열 우려가 생기지만, 오히려 이번에는 지나친 낙관론이 아닌 ‘적절한 경계심’이 시장에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는 투자 환경으로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최근 Circle, Voyager, Chime 등의 IPO가 높은 첫날 상승률을 기록하면서도 전반적인 투자센터에서의 과잉 심리는 감지되지 않습니다. BUZZ ETF(밈 주식 중심)의 급등 조차도 시장 전반의 위험 지표로는 해석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오히려 투자자들이 ‘긍정적일만한 뉴스를 들었지만, 과하게 반응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인플레이션 수치의 완만한 감소에도 주가는 오히려 횡보하거나 오름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지나친 기대보다는 구조적 안정성을 중시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4. 다가오는 7월: 시장에 변곡점이 될까?
전문가들은 2025년 7월을 ‘관찰 포인트’로 삼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미국과 중국 간의 90일 무역 협상 중단 유예 기간이 끝나기 때문입니다. 이 시점에서 관세 부과 여부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으며, 이는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다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주요 예산안 통과를 둘러싼 미국 의회의 일정입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지출 계획이 확정되어야만 경기부양 또는 긴축 방향에 따른 주식시장 대응 전략도 구축됩니다. 여기에 더해 연준(Fed)의 7월 회의도 ‘실질적인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일부 약세 신호가 보이긴 해도,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모두 기대 이하로 나오며 금리 정책 유연성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5. 투자 전략: 지수 회복세에 숨겨진 회전 구조
다만 시장의 속내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S&P 500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평균치보다는 일부 대형 기술주가 상승세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동일 가중치’ 방식으로 구성된 S&P 500 Equal Weight Index는 여전히 고점 대비 6% 아래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시장 전반의 회복이지 몇몇 선도주에만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골드만 삭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기 숏포지션 종목들이 갑작스럽게 급등하고, 기존 수익 상위 종목이 조정을 받는 등의 조짐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는 2024년 초 발생했던 모멘텀 전략의 일시적인 붕괴와도 유사합니다. 즉, 시장은 내부적으로 회전(Rotation)을 겪고 있으며, 향후 불확실성 증가 시 더 큰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흐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6. 향후 전망: 완만한 상승, 그러나 예기치 못한 변수는 여전
Ned Davis Research의 에드 클리솔드는 2025년 말 S&P 500의 목표치를 6350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현재 수준 대비 약 6% 상승 여력을 의미합니다. 그는 성숙한 강세장의 흐름, 완만한 이익 증가, 관세로 인한 일부 마진 하락 가능성 등을 주요 변수로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상승세가 ‘거침없는 직선 상승’이라기보다는, 다소 굽이치며 올라가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인플레이션 변수, 미중 간의 무역 협상, 금리 방향성 같은 매크로 지표들은 언제든 시장의 무게 중심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웹툰 같은 하락보다, ‘덜 기뻐할 줄 아는’ 강세장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결론: 겉으로는 회복력, 실제론 균형잡힌 경계심
지정학적 위기에도 주식시장은 말 그대로 ‘흔들리지 않는 회복력’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이 회복력의 저변에는 투자자들의 조용한 경계심, 테마 기반 성장, 매크로 지표에 대한 신중한 태도가 깔려 있습니다. 섣불리 낙관하는 것도,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것도 아닌 ‘균형잡힌 리스크 관리’가 현재 투자 환경의 핵심입니다. 이제 7월과 하반기, 그리고 연준의 정책 대응까지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시장은 다시 한번 진짜 회복력의 시험대에 오를 것입니다.